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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일기] 지난 3년의 업무를 돌아보며

by 개자이너 202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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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3년 전, 무작정 서울의 작은 스타트업 디자이너가 되었다. 1인 디자이너로 회사의 모든 디자인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디자인 책임의 역할을 받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깨가 무거운 무모한 도전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꽃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것과 같았기 때문에, 어떤 열매가 맺힐지 모른 체 무작정 힘을 쏟았다. 신입 디자이너를 믿고 일을 던져 준 동료들에게 늘 감사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그때의 나에게 감사하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젠 서로의 전환점에서 미래를 함께 걱정해주고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되었다. 참 감사한 나날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폴더 링도 서툴렀던 25살이 자연스럽게 디자인 시스템화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참 많이도 깨지면서 성장했다는 걸 느낀다. 구글과 토스의 디자인 시스템을 분석하고 서비스에 녹여내면서 빠르게 디자인 체제를 만들었다.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타지 적응 기간을 줄이고 데이터 분석과 리서치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 데이터 기반의 기획이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서울에 올라와 좋은 동료들을 참 많이도 만났다. 인생 선배로 삼고 싶은 분을 개발 사수로 만나서 업무뿐만 아니라 삶을 더 깊게 고찰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언제 가장 행복한지, 업무와 관련되어 구체적인 상황을 고민해보라는 말을 듣고 조금 더 깊게, 깊게 고민해보려 한다. 언제 어디서든 즐겁게 나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면, 나에 대한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최대한 가진 지식을 전달하고 동료를 성장시키고 싶다는 마음 덕분에, 개발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기획, 디자인, 개발 모두 실무에 투입될 수 있었던 경험이 지난 3년간 가장 큰 수익이지 않았나 싶다. 

비록 우리는 회사를 나와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지만 늘 이어져 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서로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공부하고 성장하고 싶다. 우리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힘이 되어 주는 동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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